4. 복리의 마법(the magic of compound interest)

복리를 설명하는데 이것보다 좋은 내용은 없네요~

옛날 옛적, 욕심 많은 양반과 이 집에서 일하는 머슴이 있었습니다. 주인 양반은 가진 것이 많았던 반면 어리석었고, 머슴은 가난했지만 영리했답니다.

심술 많은 이 주인은 머슴에게 아침 일찍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쉴 새 없이 일거리를 안겨줬지만 제대로 새경(월급)을 주지 않았어요.

그러던 어느날 머슴이 조심스럽게 열심히 일한 댓가를 달라고 말을 꺼냈지만 주인은 큰 소리로 호통만 칠 뿐이었어요. 때가 되면 새경을 줄 터이니 그 때까지 참고 부지런히 일이나 잘 하라며 오히려 큰 소리를 치지 뭐겠어요.

힘이 없는 머슴은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언제까지나 새경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일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. 머슴은 며칠 동안 궁리한 끝에 '반짝' 하는 꾀를 내었답니다.

조용히 주인을 찾아 간 머슴은 말했어요.

"주인님, 부탁이 있습니다. 그동안 주인님 말씀을 거스르는 일 없이 정말 열심히 일을 했으니 그에 대한 보상으로 새경을 주셨으면 합니다. 오늘은 세경으로 쌀을 한 톨만 받겠습니다. 대신 내일은 두 톨, 그 다음날은 네 톨, 이런 식으로 매일 두 배씩 늘려서 주셨으면 합니다."

머슴이 새경 얘기를 꺼내자 처음에 기분이 상했던 주인은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답니다.

'이런 어리석은 놈. 쌀 한 되도, 한 말도 아니고 몇 톨씩 받아서 어느 세월에 부자가 되겠다고. 흐흐. 그 정도 쌀이야 이 녀석한테 줘도 아까울 것 없지.'

주인은 흔쾌히 머슴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. 매사에 빈틈없는 머슴은 주인이 나중에 딴소리를 할까봐 계약서를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죠.

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. 이 주인은 새경을 주기 시작한 지 한, 두 달 사이에 가진 재산을 모두 머슴에게 새경으로 내주고 말았답니다.

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? 고등학교에 가서 배우게 될 '등비수열'이라는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풀어보면 새경을 쌀 한 톨에서 시작해 매일 두 배로 늘릴 때 한 가마니가 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28일이라고 합니다. 한 가마니에 2억7000만톨이 들어있다고 가정할 때입니다.

새경이 쌀 한 가마니가 된 뒤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. 세경이 매일 두 배로 늘어나니까 다음날은 두 가마니, 그 다음날은 네 가마니, 그리고 여덟 가마니로 불어나죠.

이렇게 가파른 속도로 머슴에게 주는 새경이 불어났으니 주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진 재산을 모두 잃고 만 것이죠.

이런 식으로 두 배씩 늘어나게 하는 원리를 '배수'라고 하죠. 머슴은 쌀 한 톨에서 시작한 새경으로 주인의 재산을 모두 갖게 되었으니 배수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할 수 있겠죠?

이 이야기를 금융에 접목시키면 '복리의 마술'을 풀어내는 데 아주 유용하답니다. 우선 복리가 뭘까요.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이자를 준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죠? 그런데 이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답니다. 원금에만 이자를 주는 단리와 원금과 이자를 합친 돈에 이자를 주는 복리가 그것이죠.

가령, 연 20%의 이자를 주는 저축 상품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볼까요. 한 해에 100만원씩 저축할 때 1년이 지나면 이자와 원금을 합친 잔액이 120만원이 됩니다. 이 때 단리상품은 다음 해 이자를 2년 동안의 원금인 200만원에 대해서만 줍니다. 반면 복리상품은 첫 해의 원리금(원금과 이자)인 120만원에 다음해 저축한 원금 100만원을 합친 220만원에 대해 이자를 줍니다.

당연히 복리상품이 제공하는 이자가 더 많겠죠. 더 중요한 사실은 단리상품과 복리상품의 원리금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진다는 점입니다.

복리상품의 원리금이 일정한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 폭이 커지기 때문입니다. 마치 쌀 한톨로 시작한 새경이 처음에는 서서히 늘어나다가 가속도를 내기 시작해 약 한 달 만에 한 가마니로 불어난 것 처럼요.

같은 금액으로 시작해 똑같은 기간 동안 저축을 할 때 단리보다 복리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겠죠. 또 한 가지, 똑같은 복리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저축하는 기간이 길수록 보다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.

그래서 우리는 주식에 투자를 하되 복리로 하는 장기 투자를 하자는 것입니다.